Category: 지역자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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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준

 

성매매 오명지에서 행복을 찾다, 중리행복길 조성
도심 속 외딴 도서형(島嶼形) 옛 기지촌 회덕동(장동)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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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북풍과 태양이 누가 인간의 옷을 벗길 수 있는지 내기를 걸었다. 먼저 북풍이 나서서 강한 입김을 날렸지만 인간이 옷을 더욱 껴입게 만들 뿐이었다. 결국 지쳐버린 북풍은 태양에게 자리를 넘겨주었고 태양은 여유롭게 열기를 발산했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더위를 참지 못한 인간은 옷을 모두 벗고 근처의 강으로 뛰어들었다. 태양은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게 하였다는 점에서 자율성, 자의적인 변화 등으로 해석되고 북풍은 나그네의 옷을 강제로 벗기려 했다는 점에서 타율성, 강제적 변화 등으로 해석된다. 자의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내용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이런 자의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들은 많은 반대에 부딪치기도 한다. 왜냐하면 자의적인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또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정적인 여론에 더 쉽게 좌지우지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북풍(강제성)이 더 효과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국가로 따지자면 강한 벌금을 매긴다거나 강제명령을 내리는 것이 한 예이다. 이솝우화는 그렇지 않았지만 그 북풍의 세기가 정말 강해서 결국 옷을 벗기고야 만다. 매서운 바람이 효과적이란 소릴 듣는 이유다. 정말 효과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모두 하기는 어렵겠지만 하나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계속 풀어가려고 한다. 바로 대전광역시 대덕구의 도시 재생 분야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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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오명지에서 행복을 찾다, 중리행복길 조성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은 15년 전까지, 골목길 중심의 일반적인 공동체 마을이었다. 2004년 9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약칭: 성매매피해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중리동은 급작스런 변화를 겪게 된다. 2004년 9월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게 되는데 대전의 150여 개 유흥업소 밀집되어있었던 대전 중구 ‘유천동 텍사스촌’이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통해서 사라지게 된다. 강력한 북풍(단속)을 통해 홍등가의 불은 꺼졌다. 하지만 단속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고 중리동에 카페촌으로 다시 집결하게 된다. 중리동의 중심가인 중리동 주민센터 인근에는 무려 119개나 되는 퇴폐 카페촌이 밀집하게 되었고 불법 성매매가 성행하여 대표적인 성매매 촌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더불어 주변에는 주택가로 형성되어 있어 주민 생활 및 안전에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던 우범·슬럼화지역으로 주거 이탈이 심화되고 찾는 사람이 없는 지역이 되고 있었다.


또다시 강력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대덕구는 불법 성매매업소의 강제퇴출이 아닌 건전업소의 전환을 유도했다. 퇴폐 카페촌을 실태점검하고 계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대덕구는 건전업소 캠페인을 전개하고 이전으로 밝은 거리 조성에 앞장섰다. 그리고 주민자율참여를 통해 중리행복길을 조성하여 물리적 개발 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도시를 되살렸다.


「중리행복 벼룩시장」은 대표적인 중리행복길의 콘텐츠이다. 중부권 최대 규모로 지역 상권의 활성화 및 누구나 즐기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였고 매주 토요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리행복 벼룩시장은 지난 2013년 9월 첫 개장을 시작으로 매회 6000여명의 주민들이 찾아 직접 참여해 재사용이 가능한 중고물품의 판매·교환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또한 이에 따른 자율기부금도 연간 1000여만 원에 달하고 전액 불우한 이수을 돕는데 사용되는등 긍정적인 순환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2016년도 대전광역시 원도심활성화 시민공모사업에 선정됨에 따라서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중리행복길이 활성화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람중심의 도시디자인 조성사업이 숨어있다. 2010년 유니버셜 디자인(UD) 공모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이에 따라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등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자 중심의 길을 조성할 수 있었다. 또한 유럽풍의 노천카페를 모델로 중리행복길의 특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불법·퇴폐영업이 만연한 중리 카페촌을 건전한 업종으로 전화하도록 유도하고 H-Food Zone을 조성하여 차별화된 거리풍경을 조성했다. 아름다운 간판 거리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도시 이미지 창출을 위하여 다양한 디자인사업을 조성했고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떠나는 도시에 모이는 도시로 중리동은 변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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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외딴 도서형(島嶼形) 옛 기지촌 회덕동(장동)의 변화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마을은 도심과 동떨어져 계족산 산자락에 위치한 망으로 1959년부터 1992년까지 주한미군 공여구역으로 사용되어 소위 ‘양공주’가 밀집한 기지촌으로 번화했던 아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1992년 주한미군 철수 후 기지촌도 동시에 사라지게 되었고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 인적이 드물어지며 약 800여명의 주민이 소외와 낙후 속에 도심 내 외딴섬처럼 살고 있는 실정이었다. 특히 계족산과 육군 탄약지원사령부, 제1탄약창이 있어 지역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 군사보호구역으로 각종 규제에 가로 막혀있었고 이러한 주거환경은 지역 개발에 뒤쳐진 생활취약지로 주민 소득은 물론 생활불편 및 지역발전의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동안 장동지역의 특성상 보전정책 위주의 벽에 막혀 경제문화 활동은 차치하더라도 교통 환경 조차 미비하여 주민 생활불편이 극심한 상태였다. 그러나 정부 지원의 환경변화와 계족산 황톳길의 전국 명소화에 따라서 에코 힐링지로 부상하였고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이루는 최적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주민의 적극 참여 및 의견 수렴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장동지역은 주민협동조합 등을 결성하였고 자연환경을 이용한 ‘마을 살리기’를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자율 참여로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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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업이 ‘장동 경관농업단지 조성’이다. 이 사업은 특색 있는 경관작물 재배를 통해 계족산과 명품 황톳길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경관농업단지를 조성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외소득 증대를 목표로 진행되었다. 2015년 인근 지역에 봄에는 청보리를 심어 푸른 들녘을 만들었고, 가을에는 코스모스를 심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관농업을 시행했다. 2015년 10월에는 축제를 열어 관람객이 7만 여명에 달했고 인근 식당에서도 평소보다 30%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경관보전직불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대외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 및 경관농업단지에 따른 에코힐링관광지 조성을 위한 장동 주민이 자율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장동 묵언의 길’이 있다. 장동 야생화 산책길로서 1.4km규로 ‘장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협동조합의 주최로 조성되었다. 행정자치부 주최 소규모 지역공공프로젝트인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 참가 선정되어 사업이 더 활발히 진행 될 수 있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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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의 도시재생사업이 주목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주민자율참여 중심의 민관협치가 있었다. 주민 스스로 생기 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 만들기를 선도했다. 물리적 개발보다도 콘텐츠를 담으려는 노력도 돋보였다. 중리의 경우와 장동의 경우 모두 콘텐츠의 집중하였고 특히 인문학적 접근으로 도시 되살리기를 생각해냈다. 특히 낙후와 쇠퇴, 소외, 오명으로 얼룩진 곳들을 강제적 물리력이 아닌 소통과 공감으로 소생해냈단 점이 긍정적이다. 이러한 점들이 잘 버무려져 하나의 성공을 만들었다.

대덕구의 사례를 살펴보며 매서운 북풍이 아닌 따뜻한 햇볕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물론 단 하나의 사례를 전체 사례의 대입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 많은 토의와 참고를 할 만한 사례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때로는 따뜻한 햇볕이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이솝우화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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