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지역자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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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준

 

설자리: 청년의 사회참여 및 기회확대
일자리: 일자리 진입 지원 및 안전망 구축
살자리: 청년주거 및 생활안정 지원
놀자리: 청년활동 생태계 조성 및 문화 활동 지원

 

청년들은 꿈을 꾸고 산다. 물론 청년들이 쓰는 ‘꾸고’의 의미는 ‘꿈을 보다’의 의미가 아닌 ‘뒤에 도로 갚기로 하고 남의 것을 얼마 동안 빌려 쓰다’의 뜻의 ‘꾸다’이다. 꿈을 잠깐 빌려서 사는 것이 청년들의 삶에는 일상이 되어있다. 물론 그마저도 ‘공무원’, ‘세무사’와 같이 한정적인 꿈들뿐이다. 마치 만기를 모르는 주택담보대출처럼 언제까지인지도 기약도 없이 이자를 힘겹게 하루하루 내어가며 살아간다. 그러다 도저히 이자를 낼 능력이 되지 못하고 절망에 휩싸이면, 그 순간 꿈을 덮는다. 꿈의 파산신청 또는 회생신청인 셈이다.


파산신청보다도 절망적인 단어로 ‘n포세대’란 말이 있다. 난 ‘n포세대’, ‘흙수저’, ‘금수저’와 같은 이상한 신조어들을 좋아하진 않는다. 이런 단어들의 난립은 사회를 대변해주기보다도 오히려 사회를 더 우울하게 만들며 무기력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n포세대’는 이미 사회에 수없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통 연애・결혼・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에게 ‘3포 세대’,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에게는 ‘5포세대’란 말을 쓴다. ‘n포세대’는 취업・연애・결혼・집 마련・인간관계・희망 등 ‘모든 것’을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쩌면 n포세대야 말로 법정스님의 무소유정신을 본받고 있는 건 아닐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무소유 정신에 꿈은 포함되어있지 않겠지만 n포에는 꿈마저 포함된다는 점이다.

 

서대문구가 주목한 지점도 이런 청년들의 삶의 그 지점이었다. 2%대 저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었고 청년의 낮은 고용율과 계속된 실업률 증가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시 청년 자립의 주요 장애물을 불안정한 일자리, 열악한 주거환경 및 부채 등 생활불안정 분야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시 청년부채 증가 및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의 증가는 눈여겨 볼만하다. ’07년 3,785명이었지만 ’14년 40,635명으로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 문제가 자못 심각해 보인다. ‘청년층의 오늘의 빈곤이 다음 세대로 전이되는 악순환 차단’을 목표로 서대문구는 청년정책을 추진해나갔다.


본격적으로 청년정책을 추진하기위해서 기반을 조성하였다. 우선 청년 전담조직인 ‘청년지원팀’을 신설하였다. 경제재정국 일자리경제과 청년지원팀/팀장 등 3명이 주축이 되어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청년정책위원회, 청년지원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갔다. 청년을 전담하는 인력이 구성되어 있어 청년정책을 강하게 밀고나갈 수 있었다. 또한 대학생 임대주택 공급 및 지원조례 제정 (’11. 4.27. 제900호), 일자리창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15. 4.15. 제1062호) 등 조례를 바탕으로 기반을 탄탄히 다졌고 2016년 4월 29일에는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하여 청년활동의 거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설자리’,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의 ‘네 자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청년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기반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전혀 이런 토대 없이 유행처럼 청년정책을 시행한다면 오래 지속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지속성은 청년들에게 신뢰를 주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설자리: 청년의 사회참여 및 기회확대

서대문구의 네 가지의 청년정책 분야 중 가장 먼저 살펴볼 분야는 설자리다. 설자리는 청년의 사회참여 및 기회확대를 목표로 진행된 분야이다. 서대문구 관내에는 대학들이 많은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을 살려 대학-지역 연계의 ‘신촌 도시재생’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관내 대학의 정규강의에 신촌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여 운영하였고 4개교(연세대, 이화여대, 추계예대, 명지대) 11개 학과가 참여하여 신촌 도시재생 협력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학과 지역이 연계하여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만들고 있는 한 예이다. 또한 저소득 가정 청소년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관내 대학 등과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다. 13개 사업, 1,402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청년의 사회 참여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지역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상호이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대문구의 공간을 활용하여 청년 스타트업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화스타트업 52번가를 조성하여 대학생, 청년창업가 대상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이화여대와 연계하여 마케팅지원을 하는 등 청년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특히 ‘신촌 청년 공유지대’는 청년들이 필요한 핵심을 잘 찌르고 있다. 이 공간은 신촌지역의 청년들에게 부족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스터디룸, 회의실, 세미나실, 파티룸, 다목적홀, 연습실, 공연장, 작업실, 카페 등 다양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청년들이 공간이 없어 굉장히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연습실이나 공연장, 작업장은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청년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서대문구는 총 500곳의 공유공간을 찾아내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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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일자리 진입 지원 및 안전망 구축

‘네 가지’ 중 일자리는 보편적인 청년일자리 정책분야이다. 한시적인 청년 취업·창업 지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5년 1월부터 서대문구 일자리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였으며 호텔 일자리 창출을 위한 MOU를 서대문구내 호텔들과 체결하기도 했다. 서대문구는 또한 청년 직업훈련 및 특화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계속 운영해가고 있으며 청년 취업사진 촬영비를 신촌·이대지역 스튜디오와 협약을 체결하여 지원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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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리: 청년주거 및 생활안정 지원

‘살자리’는 청년주거 및 생활안정 지원의 중점을 둔 분야다. 서대문구는 사회초년생, 대학생을 위한 주거지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선 대학생 임대주택을 243실 공급·지원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주택도 69실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3개소를 추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6월부터 진행 중인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도 있다.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비용을 50% 지원한 후 청년에게 장기간(6년) 동안 저렴하게 임대를 하는 프로젝트이다. 실제로 연희동 소재의 5실 12명에게 임대하기도 했다. 아직 초기단계의 프로젝트이지만 빈집을 재활용하면서도 청년들에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프로젝트다. 
청년주거이외에도 청년의 부채경감에도 집중했다. ’16년 2월 2일 주빌리은행과의 협약식을 통해 10억 원의 부실채권을 소각하였다. 장기 연체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소각하고 채무취약계층의 경제활동을 도왔다. 특히 구는 ‘빚 탕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금융복지상담사를 양성하고, 저소득 가정 재무상태 진단을 통해 왜곡된 현금 흐름 및 악성화 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구제 받은 채무취약계층이 사회에 복귀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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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리: 청년활동 생태계 조성 및 문화 활동 지원

‘네 자리’ 중 마지막 분야인 ‘놀자리’는 말 그대로 놀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서대문구의 생각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청년활동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문화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을 들 수가 있다. 청년 문화활동에 관심을 갖는 정책이 굉장히 새로웠다. 물론 굳이 지자체에서 청년들의 문화활동까지 관심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점이 있을 수도 있다. 서대문구는 단순히 문화 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생태계·환경 조성에 집중했다.


서대문구는 청년의 문화·창작활동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다양한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 연세대 정문 앞에 건립되는 창작놀이센터는 창업카페, 공연장, 연습실, 세미나실 등 공개된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비슷한 역할로는 ’17년 7월 준공예정인 ‘신촌 문화발전소’가 있다. 이곳은 소공연장이나 창작기획실, 사무실, 세미나실로 활용될 계획인데 장소가 부족해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예술·문화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문화 전진기지’도 있다. 명칭이 굉장히 강렬한데 ’17년 7월 준공예정으로 청년문화의 허브, 청년문화 예술 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장소들의 공통점은 청년들의 문화·창작활동이 활발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음껏 놀고 싶어도(문화활동을 하고 싶어도) 장소가 없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녀야만 청년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진 않을까.

 

‘Everything has its seed.’
모든 것은 다 원인이 있다는 한 영어 속담이다. 최근 다양한 청년문제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은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서대문구의 ‘네 가지’의 청년정책은 이러한 복합적인 접근을 잘 보여준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면서도 중심흐름은 ‘청년 누구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생태환경 조성’으로 모든 청년정책들을 관통하고 있다. 다양한 접근을 하면서도 중심을 잡고 서서 묵묵히 나아가는 서대문구의 정책들을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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