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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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Doe

 

곡진 도시 성남

성남의 골목길, 보신 적 있나요?

 

성남엔 야누스와 같은 두 개의 얼굴이 있다.

바둑판처럼 잘 정비된 말끔한 얼굴의 신시가지인 분당과 판교!

산등성이 굴곡진 언덕 위에 서울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의 처연한 삶과 애환을 품고 조성된 곳이 바로 본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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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모기지 사태가 불러 온 경제 한파는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재개발 중단, 황폐해지는 주거, 불안한 경제활동.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던 본시가지에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지고, 주민들은 마음을 닫았다. 다닥다닥 달라붙은 20평 분양지, 산등성이 모양 그대로 오르락내리락 작고 굽은 골목, 일이 없어 골목길에 앉자 한숨을 쉬는 이들, 꺼져가는 삶의 희망을 부여잡으려 하지만 기댈 곳 없는 사람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수 1997년 대비 60%증가, 사회복지시설 생활인원 83%증가, 전체 주민의 66.5%가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으로 사회적 취약계층 다수 포함, 고졸이하, 연립․다세대․단독주택 거주, 본시가지 거주자 체감 행복지수는 평균(6.17/10.0) 이하, 2010년 실시한 성남시 정책연구 「성남시 사회적기업 활성화 방안」의 기반 및 사회·현황 조사로 나타난 본시가지의 골목길 속에 숨겨진 민낯이다. 무책임한 시정운영, 퍼주기 식 사업추진으로 곳간이 비어 버렸다. 겨울 한파에 내리는 눈처럼 차가워진 사람들, 신뢰를 잃어버린 냉혹한 눈빛들, 자포자기한 시민의식, 뭘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태. 우리는 총체적 위기였다.

 

사람은 누구나 더 좋은 환경, 풍요로운 생활을 꿈꾼다. 시민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도시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의 지출 문제보다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 각자의 행복한 삶, 당당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고민의 시작이었다. 사람들이 모였다. 시민, 전문가, 공무원들이 모여 누구나 풍요롭고 당당한 삶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성남 본시가지가 갖고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마을에서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누며 끈끈하게 쌓아올린 이웃 간의 정, 불모지에서 도시를 일군 열정적인 사람들, 보는 관점이 바뀐 후 우리는 시민들을 진정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한 걸음사람에게서 답을 찾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왜, 공동체인가?

 

방사형 아름다운 육각형 구조를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눈이다. 하늘에서 내린 이 꽃잎들은 서로 만나 압력이 가해지면 방사형의 하얀 손을 다른 하얀 손에게 내민다. 그리고 서로를 더욱 단단하게 잡아당겨 하나가 된다. 무게가 생긴 눈들은 다른 눈을 만나는 순간 더 빨리 서로의 손을 잡고 덩치를 불려 나간다. 우리는 차갑지만 내면이 아름다운 눈처럼, 차가워진 사람들 가슴 속에 있는 그 하얗고 아름다운 손이 움직이기를 바랐다.

 

사람 중심의 지역공동체와 사회적경제는 지역사회 내 각 섹터를 아우르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정책수단이 되며, 지방자치단체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메카니즘으로는 도무지 풀리지 않는 지역사회 내 다양한 사회통합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에 우리는 본시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사회적경제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육성에 주목했다.

 

우리는 2010~2011년 장기정책지표 조사에 따라 도출된 도시문제와 기본전략을 토대로 공개모집한 시민전문가의 정책연구와 연구기관 전문연구 등을 토대로 공동체조성, 도심상권회복, 도시환경정비 등 3개 전략 축을 동력으로 하는 도시활력을 위한 융합사업 모델 개발하였고, 지역사회의 성공을 위해 세 가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하나, 사회적경제조직, 마을공동체, 상권조직 육성 등 사람중심의 기반조성사업 우선추진하고, 둘, 각 커뮤니티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상권활성화 및 도시재생 등 지역기반 조성, 

 

셋, 지역공동체, 사회적경제, 지역상권, 권역별 산업의 연계・융합 전략 마련 및 실행이다.

 

우리는 기본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지원센터와 재단을 설립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끝낸 후에 사람에게 매달렸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가슴속에 감춰진 하얀 손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하게 움직였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사회적경제육성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사람을 키우기 위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가 운영됐다. 사례와 실습위주의 맞춤형 교육으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는 4년간 3,356명을 교육시키고 3,069명의 수료자를 배출하였다. 촘촘한 지역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인 워크숍, 컨설팅 지원을 위한 사회적경제 프로보노(경영봉사단) 운영, 1사 1사회적기업 업무협약을 통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 사회적경제 인식확산을 위한 한마당 축제 개최 등을 통해 만나고,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는 가운데 하나 둘 사회적경제조직과 지역공동체들이 싹을 틔우고 지역사회에 퍼져 나갔다.

 

 

우리는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다.

공통된 관심이 지역사회를 성장시키는 최선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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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집단을 말한다. 성남의 사회적경제와 지역공동체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밑바닥에서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마을에서 일어난 풀뿌리 공동체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고,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경진대회와 창업과정을 통해 다듬어져 사회적경제조직으로 거듭났다. 경진대회를 통해 24개 공동체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되었고, 사회적협동조합 3개소, 예비사회적기업 3개소, 협동조합 5개소로 전환하였으며, 6개 팀이 사회적경제조직으로 전환 중에 있다. 마을버스 운송사업, 청소용역, 상수도검침, 재활용선별장 등 행정서비스가 자원이 되어 시민이 주주인 27개의 시민기업이 만들어졌고, 지역의 안전과 복지, 환경과 생태복원 등 마을의 관심사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36개의 마을공동체도 조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하고, 근로자의 경영참여로 투명경영과 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을 실현하였으며, 발생한 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과정에서 마을공동체는 사회적경제로 진화하고, 사회적경제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은 지역공동체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서 지역네트워크로 진화되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고 있다.

 

행정서비스가 자원이 된 시민기업이 만들어지고, 경진대회를 통해 창업한 사회적경제조직이 지역사회를 선도하자 자발적으로 공동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발적 공동체는 커뮤니티,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조직 등의 형태를 빌어 200여개가 넘게 지역사회에 자리 잡았고, 공동체가 목표한 관심을 넘어 지역사회에 공통의 관심에 주목하며 활발한 교류활동을 통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시장의 상인들과 작은 가게들을 가진 점포주들이 모였다. 상인대학을 다니며 상품진열, 스토리텔링, 소셜마케팅 등 필요한 지식들을 배워나갔다. 모이고, 공부하고, 조직하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바꿔 나갔다. 상인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적경제조직으로 거듭났다.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거리를 입양하여 관리하고, 지역주민의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캠페인도 전개한다. 주차장을 자신들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를 위한 시설로 만들고, 시장을 시민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상인들은 이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동네 심심풀이 이야기가 동네상권을 바탕으로 한 경제이야기가 되고, 진일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이야기가 되었다. 성남FC를 소재로 남한산성시장은 의조빠닭·용지애 꼬치다를, 금호시장은 두현두목김밥을, 돌고래시장은 준혁선빵을 출시하였다. 청년 문화조직과 협력하여 푸드락 콘서트를 진행하고,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지역의 공동체들이 함께 협력하여 지역사회를 바꿔나가고 있다. 교육, 육아, 안전, 복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사를 이끌어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조직, 지역주민이 함께 만난 주민협의체가 성남시와 협약을 맺고 마을을 바꾼다. 마을회관을 확충하고, 담장을 허물고, 산책로를 조성해 사람이사는 마을을 만든다. 안성맞춤, 맞춤형 도시재생이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만남을 통해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고, 동력을 얻어야 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공동체가 만들어지며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이 지역사회를 움직이니 성남시도 덩달아 바빠졌다. 두 번째 추진전략인 지역기반 조성시기가 앞당겨 진 것이다. 지역 거점커뮤니티인 행복사무소를 만들어지고, 시민순찰대가 조직됐다. 행복사무소는 마을에 있는 공동체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마을의 일을 의논하고 협력하며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곳이다. 누군가의 택배를 받아주거나, 공구를 빌려주고, 집을 수리해주기도 한다. 전구교체 등 간단한 일도 도움이 필요하면 돕고, 시민의 안전도 책임진다. 공동체들의 융합공간인 지역별 거점 커뮤니티센터도 만들어진다. 상권기반의 커뮤니티센터와 사회적경제융합지원센터다. 지역사회공동체들이 이곳에서 서로 융합하며 협력하게 될 것이다. 이곳은 성남을 융합하는 용광로이자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성장판이다.

 

소통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마을과 지역에 대한 이야기다. 성남의 공동체는 대소사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예전의 두레를 닮고 싶다. 하지만 공동체만들기는 의외로 단순하지 않다. 소통을 통한 이해와 타협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하나의 시도를 한다. 도시는 매우 삭막한 공간이지만, 넉넉하고 풍요로운 가운데 정을 나누는 것이 이상일 뿐일까? 접촉해야 서로 뭉쳐지는 눈처럼 만나야 손을 잡고 함께 만들 수 있다. 서로 만나고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융합과 협력의 손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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